책을 읽고 감동을 받는 순간은 많다. 그러나 그 감동을 어떻게 기록하고, 삶에 연결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나서 그대로 잊어버린다면 그 책은 일시적인 즐거움에 그칠 뿐, 나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책을 삶에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단순한 감상문이 아니라, 내가 읽은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다. 글로 표현하면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생각들이 구조화되고, 그 과정에서 책의 메시지를 삶 속에서 다시 발견하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책과 삶을 연결하는 글쓰기 방법, 독서 후 기록 습관, 그리고 그 글쓰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삶에 녹여내는 팁을 나누고자 한다.
독서 중 ‘멈춤’과 ‘표시’ – 글쓰기의 씨앗을 심는 법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기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첫 단계는 읽는 도중에 멈추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한 번에 몰입해서 읽지만, 글쓰기를 염두에 둔다면 중간중간 마음에 남는 문장을 표시하고, 짧게 생각을 적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밑줄을 긋거나 포스트잇에 짧은 키워드를 적는 방식이 있다.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이 나에게 왜 와 닿았는지, 현재의 삶과 어떤 연결점을 갖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나는 『언어의 온도』를 읽을 때 “말에도 온도가 있다”는 문장을 보고 즉시 ‘내가 최근에 했던 말 중 상대방을 차갑게 만든 건 무엇이었나’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이런 순간의 생각을 포착해 바로 적어두는 것이 훗날 글쓰기의 씨앗이 된다.
이 습관을 들이면 책을 읽는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지만, 책과 나 사이에 대화가 생기기 때문에 훨씬 깊은 독서가 가능해진다. 나중에 글을 쓸 때도 ‘책을 읽었다’는 단순한 리뷰가 아니라,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한 기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독서 후 5분 기록법 – 삶과 연결하는 다리
책을 다 읽고 나서 긴 독후감을 쓰려고 하면 부담이 크다. 하지만 5분만 투자해 핵심을 기록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훨씬 수월하다. 5분 기록법은 책을 덮은 직후 아래 세 가지 질문에 짧게 답하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무엇인가?
이 문장이 내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이 문장을 내 행동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나서 “작은 습관은 당신의 정체성을 바꾼다”라는 문장을 꼽았다면, 나의 5분 기록은 ‘매일 5분이라도 글을 쓰면 나는 글쓰는 사람이 된다. 오늘부터 5분 기록을 실천하겠다.’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이 기록법은 책의 내용을 삶에 바로 연결하는 효과가 있다. 단순히 ‘좋았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메시지를 ‘나만의 실천 항목’으로 변환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내 언어로 재해석하는 글쓰기 – 인용보다 해석에 집중하라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흔히 저자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문장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해석하는 과정이다. 글을 쓸 때는 책에서 얻은 교훈을 나의 경험, 생각, 감정과 연결해 풀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미움받을 용기』에서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고 할수록 우리는 불행해진다”라는 문장을 인용했다면, 거기서 끝나지 말고 ‘내가 타인의 시선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글은 단순한 책 리뷰가 아니라 ‘책 + 나’의 이야기가 된다. 독자들도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단순히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언어로 해석하고 삶의 맥락에 맞춰 풀어낼 때 글쓰기는 훨씬 설득력 있고 진정성을 얻게 된다.
‘일상 실천 기록’으로 책을 체화하기
글쓰기는 책에서 배운 것을 현실로 가져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일상 실천 기록을 작성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었다면, 책에서 언급한 ‘주도적으로 행동하기’를 하루 동안 어떻게 실천했는지 짧게 기록하는 것이다. “오늘은 업무 중 선제적으로 회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적으면, 책의 메시지가 추상적인 지식이 아닌 내 삶의 행동 규칙으로 정착된다.
이 과정을 한 달 정도만 꾸준히 이어가면, 책에서 배운 내용이 자연스럽게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나는 이 방법을 통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단순히 ‘좋은 책’에서 ‘생활의 일부’로 바꿀 수 있었다. 책을 삶에 연결하려면,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글로 꺼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수다.
📝 마무리하며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에서 얻은 것을 삶으로 옮기는 글쓰기는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글을 쓰는 동안 우리는 책을 다시 읽는 것처럼 곱씹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결국 글쓰기는 책과 나, 그리고 삶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오늘부터 읽는 책이 있다면, 한 줄이라도 좋으니 그 책이 나에게 남긴 메시지를 글로 적어보길 권한다. 그것이 쌓이면 어느새 ‘내 삶을 바꾼 문장들’이 만들어지고, 그 문장들은 당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다.